지난 4월 23일 Firefox OS 개발자용 폰이 출시되었습니다. Firefox OS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를 목적으로 단말기들이 여러 대 만들어졌지만, 실제 개발자들이 구매해서 사용해 볼 수 있는 단말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Firefox OS 개발자용 폰을 통해 개발자들은 시뮬레이터로는 할 수 없었던 실제 모바일 네트워크 상황에서의 작동과 카메라, 가속도계와의 연동 등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이번 Firefox OS 개발자용 폰은 스페인 Geeksphone사가 Mozilla와 Telefonica와 협력하여 제작하여 Keon과 Peak 두 가지 버전을 출시하였습니다. 이 중 지난주 화요일에 Mozilla로부터 Keon을 한국 커뮤니티에서 받았습니다. 이번 리뷰는 Firefox OS에 대한 간단한 소개가 포함된 Keon 사용 소감을 얘기하려 합니다.

스펙

• CPU Qualcomm Snapdragon S1 7225AB 1Ghz.
• UMTS 2100/1900/900 (3G HSPA).
• GSM 850/900/1800/1900 (2G EDGE).
• Screen 3.5” HVGA Multitouch.
• Camera 3 MP.
• 4 GB (ROM) and 512 MB (RAM).
• MicroSD, Wifi N, Bluetooth 2.1 EDR, Radio FM, Light & Prox. Sensor, G-Sensor, GPS, MicroUSB.
• Battery 1580 mAh.

Keon은 퀄컴 스냅드래곤 S1 7225AB 1Ghz를 탑재하였으며 3G는 지원하지만, LTE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디스플레이는 3.5”로 다소 작은 크기이지만 스마트폰에 필요한 카메라, Wifi, 블루투스, 중력 센서, GPS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FM 라디오를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구성품

Firefox OS 개발자용 폰 Keon의 박스샷입니다. Keon 단말기 본체와 함께 매뉴얼, 인증서, 스티커, USB 케이블, 어댑터, 이어폰, 배터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외형 디자인

디자인은 우선 주황색에 시선이 한번 가게 됩니다. Firefox를 상징하는 주황색 커버는 전면부의 검은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촌스러울 수 있는데 색감이 예쁘게 나와서 가장 마음에 듭니다. 전면부는 3.5” 디스플레이와 하단에 홈 버튼이 배치되어 있고 좌측에는 전원 버튼과 볼륨 버튼, 우측에는 USB 단자가 배치되어있습니다. 후면부에는 Firefox OS DEVELOPER PREVIEW라는 로고가 깔끔하게 자리 잡고 있고 상단에 카메라가 있습니다.

3.5”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였기 때문에 크기는 작은 편입니다. 크기가 앙증맞아 여성분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체감 무게는 상당히 가벼운 편으로 제가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5와 비교해봤을 때 비슷하거나 조금 더 가벼워 보입니다.

Firefox OS

이번 Keon에는 Firefox OS 1.0.1 버전이 탑재되어있습니다. 폰을 실행시켜보면 Firefox OS의 잠금 화면이 나옵니다. 아이폰과 유사하게 잠금을 해제하거나 카메라를 바로 실행시키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메인 화면으로 들어가면 현재 시각을 나타내는 시계가 존재하며 우측 페이지에는 전화, SMS, 인터넷, 카메라, 음악 등 기본적인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좌측 페이지에는 Everything이라는 화면이 있는데 기존에 유명한 웹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바로 가기를 해놓은 듯한 화면입니다. 기본 기능인 전화와 SMS는 3G용 USIM을 가지고 있지 않아 테스트해보지 못했습니다.

Firefox OS는 다른 스마트폰 OS들과 유사한 모습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폰 상단을 아래로 끌어내리면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알림창과 WiFi 토글 기능 등을 제공하는 화면이 나옵니다. 홈 버튼을 오래 누르면 멀티태스킹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어플들의 미리 보기 화면 목록이 나와 원하는 어플을 선택할 수 있고 사용하지 않으려는 어플은 종료시킬 수도 있습니다.

전화, 문자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웹 브라우저는 Firefox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디자인은 Firefox for Android와 비슷하지만 실제로 똑같은 어플은 아니고, 지금은 웹브라우징, 히스토리 관리, 북마크 정도의 기능만 제공합니다.

카메라는 무난한 편입니다. 요즘 스마트폰의 카메라들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부족하겠지만, 일상을 담아서 SNS에 공유하고 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Keon으로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다음으로는 음악, 비디오, FM 라디오를 실행시켜보니 역시 무난히 잘 작동합니다. 특별한 점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언급했듯이 FM 라디오 기능이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는 중요한 기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FM 라디오를 테스트해보니 매우 깔끔하게 잘 나왔고 이 부분에 대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마냥 모든 점이 만족스럽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디스플레이에 표현되는 화면의 품질이 조금 낮은 편입니다. 색깔이 아주 깔끔하지 않으며 홈 화면 좌우 스크롤이 부드럽게 이어지기보다는 끊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지금은 사용하다 보니 조금 익숙해졌는데 처음에 Facebook 앱으로 글을 올릴 때는 느린 반응 속도에 애를 먹었습니다. 이건 웹 앱을 만드는 서비스 제공자 쪽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키보드를 입력하는 부분에서 포커싱 문제가 네이티브 앱만큼 매끄럽지 못해 사용성이 떨어지는 점도 있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출시될 예정인 폰의 사양은 Keon과 거의 같다고 합니다. 91유로(약 13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아무리 중저가 시장을 공략한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 성능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고 사양 폰인 Peak을 사용해보지는 못해서 기기 스펙 자체의 부족인지, OS 최적화가 더 필요한지 아니면 폰 제조사의 기술력 부족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쓸만한 폰이 되기 위해서는 성능 부분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치면서

기대를 많이 해서 일까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폰이었습니다. 이번 Keon이 출시되기 전에 2012 MozCamp Asia에서 Firefox OS 테스트폰을 사용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Firefox OS 자체는 괜찮았지만 느린 속도 탓에 다음에 정식버전이 나오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갔습니다. 분명 이번 버전에서 성능이 더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부족한것 같습니다. 실제 상용 폰이 나올 때는 더 개선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개발자용 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Firefox OS나 웹 앱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분들께서 직접 개발해보고 테스트하기에는 충분한 기기라는 생각이듭니다. 가격도 저렴하여 테스트 기기로 장만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혹시 Firefox OS 폰을 구입하기에는 부담스럽지만 Firefox OS를 체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데스크탑용 Firefox의 부가 기능인 Firefox OS 시뮬레이터를 사용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